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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칼럼

한결같지 않음을 명상함

입력 2012.04.11  17:07:14오정근 코치 | ojikojik@naver.com  

불가에서는 태어나서 죽으며, 늙고 병드는 것 이 모두를 고통이라 한다. 이른바 생노병사, 그 자체가 고통이다. 거기에 네 가지 고통이 더 있다. 미워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괴로움을 원증회고(怨憎會苦)라 한다. 반면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고통을 애별리고 (愛別離苦)라 한다. 구하고자 하는 바를 얻지 못하는 괴로움을 구불득고(求不得苦)라 일컬으며, 마지막으로 육체의 본능에 의한 괴로움을 오음성고(五陰盛苦)라 한다.


원증회고나 애별리고는 관계와 감정에서 비롯된다. 이룰 수 없는 사랑도 고통이요, 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도 고통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소유하고 조정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게 인생이다.


누군가 사랑을 방해하면 둘은 더 끈끈해진다. 허나 모든 조건이 허락되면 그 때부터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기를 손바닥 뒤집듯 하다. 그래서 이운 정 고운 정이 들었느니, 애증 관계가 시작되느니 그런 말을 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무상(無常)이란 모든 게 변한다는 말이다. 인생을 통 털어 볼 때, 사랑하는 사람과 열렬히 좋아하는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은 것 같다. 달도 차면 기울듯, 삶에도 언제나 넘치고 모자람이 교차되어 일어난다.


  
 
                           부부간 애정도 뜨겁다가 식어가는 일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이치다. 새 생명인 자식을 더 잘 키워내기 위한 종족 유지 본능이다. 부부 둘이서만 평생 좋아하며 지낸다면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을까? 관심의 에너지가 도움이 필요한 다른 대상으로 변해가 게 섭리다. 나의 한결같지 않음을 탓하기보다 이차적 소득을 찾아보며 명상해본다.

오정근 한국코치협회인증 전문코치 / 기업체 전문강사 / 심리상담사 / 수필가